블로그는 ‘이야기‘를 나누는 데 더 없이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다. 아니 블로그는 애초에 이야기를 담기 위해 탄생한 도구라고도 할 수 있다. 전장의 한 복판에서 어떤 미디어도 현장에 접근할 수 없을 때, 이라크의 한 청년은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블로그에 담아 세상에 알렸다. 세계의 주요 언론은 은 그의 목소리를 뉴스로 재편성하여 이라크전의 참상을 전하였다. 전쟁터에서 가느다랗게 삶을 이어가던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를 통해 세상을 울렸다.
블로그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다. 옆집에 사는 이웃들의 하루하루를 소재로 삼을 수도 있고, 자신의 직장이나 학교에서 포착된 삶의 단면을 담을 수도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건드리는 가녀린 이야기들에 목소리를 실어 블로그에 담기도 한다. ‘우리들의 미디어(we media)’는 그 누구의 간섭도, 가위질도 없이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실어날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블로그에게서 그 사람만의 고유한 목소리를 기대하게 된다.
역사의 한 장면에서 우리는 위대한 연설이 남긴 강렬한 기억에 대해 이야기 하곤 한다. 로마의 시저가 갈리아 전쟁에서 남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일갈은 그의 담백하고 선 굵은 성격을 뚜렷하게 떠올리게 한다. 그의 암살 직후 포로 로마노에서 열린 그 유명한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은 역사의 향방을 가름하게 된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변화(Change)’라는 시대적 명제 하나를 일관되게 이야기하여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역사의 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그의 이야기는 그의 블로그에 남아있다. 그의 연설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도, CNN이나 MSNBC의 뉴스를 접하지 못한 사람도, 그리고 역사의 시간이 흘러 몇 세대의 후손들도 그의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줄리어스 시저에게 블로그라는 매체가 있었다면, 그는 아마도 가장 열렬한 지지층을 가진 파워 블로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기록에 남겨진 그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는 당시 로마의 시대적 아이콘이 되었고, 또한 그 자신의 인물 됨됨이를 또렷하게 드러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단지 기록으로 쓰여진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블로그가 창출한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에는 당신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그 사람됨이 가진 힘과 설득력, 그리고 매력이 당신의 블로그에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 이전 시대의 어떤 누구도 이러한 열린 연단에 설 기회를 갖지 못했다. 아직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자신의 발언대를 만들도록 하라. 그리고 낭랑한 목소리로,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라.
* P.S : 누군가 만들어놓은 것들을 주워다 붙여놓는 일(펌질)은 구태여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나날이 발달되어 가는 검색이 당신이 필요로 할 때, 꼭 알맞은 정보를 찾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왜 퍼가기 버튼에 마우스를 올리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