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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 “그게 원래 한국 문화 아닌가”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4세인 이 마리나씨가 한 이야기다.

“한국 남성 분들은 골프를 친 다음, 100이면 100명 다 밤에 아가씨가 나오는 술집 안내를 요구해요. 그러고는 욕을 합니다. ‘우즈베크는 호텔도 안 좋고, 음식도 안 좋고, 볼 것도 없다. 아가씨라도 이뻐야지. 한국 탤런트 닮은 미인 많다더니 이게 뭐냐’ 하면서 화를 냅니다.”

그는 처음엔 놀랐지만, 같은 일이 여러 번 되풀이되면서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엔 딱 한번 일주일 동안 방문했다는 그는 “그게 원래 한국 문화 아닌가” 하고 반문했다.

(출처 : 인터넷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318877.html)

 

외국에서 들려오는 ‘한국’,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가 참 부끄럽고, 한편으론 서글퍼지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들의 입에서 우리의 현재 모습에 대한  ‘차가운 냉소’를 발견하게 될때, 그나마 가지고 있던 한 줌 자긍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

졸부 근성이라고 하던가? 자기가 가진 한 웅큼 재산을 그토록 위세떨치고 싶어하는 조바심을? 골프를 치고, 술을 마시고, 아가씨를 탐하기 위한 목적이 여행의 전부여서야 말이 되는가? 낯선 땅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이 그럴 수 있다 하여도, 설마 그 방종이 여행의 목적은 아니지 않을까 ?

원래 한국 문화라는 게, 술마시고 난장 부리고, 2차 3차까지 비틀비틀 하다가 끝내는 아가씨끼고 분탕질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서는 곤란하지 않는가? 타슈켄트라는 오지까지 가라오케를 보급시키고, 그 원류를 알 수 없는 난장판 문화가 ‘한국에서 비롯된’이라고 수식된다고 생각하면 아찔해지기까지 한다.

 

이 마리나씨에게, 해외의 동포 후손들에게, ‘한국의 문화’라는 게 그렇지 않다고, 아름답고 건강한 한국인의 삶의 모습과 넋을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원래 한국 문화’라는 그 말 한마디를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