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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리터러시 Digital Literacy 딜레마

디지털 리터러시는 무엇인가?

네트워크 사회에서 참여자들이 의미와 아이덴티티를 협상하는 스킬, 태도, 기질을 아우르며[3] 기술을 활용한 개인의 문법, 작문, 글쓰기이미지, 오디오, 비디오팟캐스팅리믹싱디자인을 포함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 디지털리터러시)

위키피디아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기술활용 능력과 태도나 기질을 아울러 포괄적인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Gen Z라고 부르는 세대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당연한 삶의 조건으로 여기는 세대1이고, 그 이전의 세대는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며 놀라움과 낯섬 사이에서 그 기술의 영향을 각자의 조건 속에서 다르게 받아들인 세대이다.

배우고 익혀서 알게 된 것 vs. 저절로 몸에 베인 것

digital natives
Photo by Surface on Unsplash

Gen Z라고 불리는 세대에게 ‘소셜미디어’는, 그 훨씬 전 세대에게 TV가 처음부터 주어졌던 것처럼, 원래부터 존재하던 소통의 방식이고, 이미지와 영상이 훨씬 더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일 것이다. 그들에게 소셜미디어 속에서의 대화법이나 감정이 오고가는 방식, 유대감이나 거부감을 알아차리는 방법, 내가 던진 한 마디가 무엇을 불러일으킬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이해하는 것 등등은 놀이터에서 그네타는 법을 배우는 것처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명확히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하고 있는 환경일 것이다.2

하지만 그 앞에 놓인 세대에게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디지털 기기와 미디어는 새롭게 등장한 시점이 있고, 이걸 배워야 하나 내지는 이걸 어찌 다뤄야 하나를 몇번이고 고민해보기도 하며, 새로움에 열광하기도 하는가 하면 두렵고 낯선 무엇이기도 했다. 내게 TikTok, Snapchat, Clubhouse는 이해하고 알아가야 하는 대상이긴 해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뭐가 그리 할 얘기가 많은지 알수 없는 방식이다.


저절로 스며든 것들을 호기심 넘치는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에게 설명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새로운 세대의 이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재미난 것, 중요하고 무언가 행동을 해야하는 것, 어떻게 이런일이 하며 분해하고 항의해야 할 것이 분명하고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나 형누나 세대에게는 이들의 감성과 코드, 생각과 태도가,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다른 언어’처럼 다가온다. 애초에 이들 사이에 소통이란, 만만치 않은 절벽을 뛰어건너가야 하는 모험이 되어버렸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의 차이인데도, 어째서 우리는 서로에게 낯섬을 느끼고 다가가지 못해 안타까워 해야 하는 걸까?3

디지털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디지털 시대의 교실

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조차도 이렇게 어려운 형편에, 우리는 이 세대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것을 배우고 익히라고 해야 할까? 디지털화되어가는 세상 속에서 이들은 모든 것을 새로 익히게 되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선험적 경험을 줄수는 없는 최초의 세대일지 모른다. 집단 채팅방 속에서 무언가를 이야기 꺼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방을 나와버리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는 아이에게 우리는 무슨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악의적인 해킹에 계정을 털려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비밀들이 세상에 내깔겨저버린 이들에게, 우리는 좀더 안전하게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취약한 허점을 만들지 않는 방법 같은 것들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엄마 뱃속에서부터 지나온 모든 시간의 단면들이 기록되고 저장된 이들에게 디지털 미디어에 투영된 ‘디지털 자아‘는, 그 이전 시대의 이용자들이 아바타(avatar)라고 부르는 디지털 아이디와는 전혀 다른 가치와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들에게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평판은 시골 동네에서 눈빛하나 손짓하나에 일상의 행복감이 좌지우지되던 작은 공동체에서의 쑥덕거림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존재의 뿌리를 내리는 ‘준거 집단’의 모습은 단 한번도 있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다가올 것이고,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규치과 가치를 이야기해줄수가 없다.

디지털 리터러시를 단순히 디지털 기기나 미디어를 잘 쓰는 능력 정도로 치부해버릴 수는 없다. 디지털 미디어와 플랫폼 내에서 나의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가고, 누구와 어떤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맺어나갈지, 감정의 충돌과 이해관계의 조정과 타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는 무엇을 알려주고 어떤 방식으로 익혀나갈지, 어떤 것을 조심하고 어떤 것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는지 … 이 커다란 차이와 몰이해를 건너 뛰어, 어떻게 함께 고민하고 지혜롭게 익혀나가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D.Mentor

우리 디지털 연구소

하지만 고백하건데, 디지털 리터러시에 관해 무엇을 이야기할수 있고,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수 있는지 알수가 없다. 이 변화는 너무나 빠르고, 새로운 세대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내 눈에 띄는 중요한 문제들이 그들에게도 중요한 것일지 알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

  1. “번개처럼 빠른 인터넷, 스마트폰, 온디맨드 비디오, 게임기기, 소셜 미디어 등이 이미 생활의 일부로 당연시되는 환경에서 성장을 한” (Criteo 블로그 “밀레니얼 세대 vs Z 세대: 4가지 주요 차이점” )
  2. 나는 그들의 일원이 아니니 모두 추정일 뿐이다!
  3. 어른들이 ‘요즘 애들은 …’ 하며 혀를 차는 것이야 인류가 문명을 이룬 이래 계속되는 숙제 일수 있지만, 세대간의 단절은 세상의 변화 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그 차이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