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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인터넷을 대체하는 세상을 향한다면?! – 함께 생각하기 #05

페이스북이 internet.org를 통해 저개발국가의 인터넷 접속을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했고,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도 많았습니다.
 
페이스북은 하루에서 가장 긴 접속 시간을 가진 웹 서비스이고,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를 증거하는 신분증 같은 역할을 하는 프로필이며,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고, 어디에 가고,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것에 열광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등등-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공개된 일기장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 안에서 삶을 기록하고, 생각을 만들어가고, 세상을 이해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경향이 문득 ‘두렵다’고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그 영향력이 막연히 두려웠던걸까요, 아니면,10억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하고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페이스북의 숨겨진 – 그리 숨기려고 하는 것 같지도 않지만 ^^;; – 의도가 거북해서였던건 아닐까요?
 
아래는 ‘“짐이 곧 인터넷”…드러나는 페이스북의 야심’이라는 블로터의 기사를 접하고, 떠오른 생각을 페이스북에 적어보았던 포스팅입니다.

페이스북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더 많은 사용자, 더 많은 콘텐츠, 더 많은 시간과 촘촘한 연결을 지향하는 건 당연하다. 이 지향점이 현실적 힘을 얻게 될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네이버의 압도적인 영향력이 커졌을 …

Posted by Andrew Yim on Monday, January 18, 2016

이 포스팅을 올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막연했던 두려움의 정체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들었던 ‘두려움’의 이유는 다양성이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이성적인 우려이기도 하지만, 무언가 ‘자유’를 위협받을 수도 있겠다는 본능적인 불안감이 근본적인 원인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나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지배하는 누군가’를 상정해보면 답답하고, 벗어나고 싶은 본능이 꿈틀되는 것이니까요.

페이스북은 이미 우리의 관계 방식, 소통의 방식, 가치관과 태도에 이르는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국가 제도나 사회 공동체가 미치는 영향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하는 ‘이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누군가의 견재를 받아야 마땅하고,  사회적 합의와 조율이 가능해지기를, 그럼으로써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길 바라는 것은, 어쩌면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본질적 가치가 ‘공공적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internet.org by Facebook
internet.org by Facebook

누구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세상을 꿈꾸는 페이스북이 ‘보편접 접속의 권리’를 주장하려 한다면, 이 지향점은 이미 사적인 기업의 역할로 한정하기 어려운, 모든 사회 공동체의 이익과 이해관계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니까요…

페이스북은 여전히 사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주체입니다.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일이 더 이상은 국가나 공적 기구의 일만은 아닌 세상입니다만, 페이스북이 행사하는 영향력을 제어할 장치가 없는 현재의 상황이 두려울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해 보입니다. 페이스북이 말하는 “The more we connect, The better it gets.”라는 이 멋진 말에서 더 나아진다는 이 ‘it’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