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생각해두었던 밑그림이었지만, 덜 익은 무언가를 세상에 꺼내놓는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 필요한 일일까 생각도 들고 해서 밍기적거리던 것을 꺼내본다. 꺼내두고 생각해보니,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데 이걸 왜 이리 묵혀두었던가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아직도 공들여 만든 것은 새침하니 숨겨두고 이리저리 다듬어 “내놓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꺼내는 나쁜 버릇을 버리지 못했나 보다. 그 나쁜 습성 덕에 채 피지도 못하고서 말려죽인 생각들이 어디 하나 둘이던가?!
이젠 왠만하니 생기면 세상에 꺼내보려 한다. 누군가 알아서 때려주고, 다듬어주고, 덜어내고 잘라내줄 것이라 믿으며… 마땅히 오래 전에 그랬어야 했던 것을 이제야 슬그머니 내밀어본다.
이 설계는 소셜 미디어에 대한 생각이 복잡하기만 했던 지난 해 여름(2011.07) 무렵부터 다듬어오던 밑그림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하고자 할 때, 기업이나 기관이 (혹은 개인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떤 단계를 거쳐, 하나 하나 쌓아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 경로를 간략하게(?)라도 그려볼수 있또록 하기 위해 이리저리 조물딱 거리던 결과물이다.
그럴싸하니 방법론이라도 되는양 만들어보려 4E라고 부를 수 있게 네 가지 각 국면의 이름을 영문 E로 시작하는 말로 넣어봤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plan-do-evaluation이라는 기획의 기본 흐름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모든 기본적인 틀거리는 비슷하게 마련이고, 검증된 방법을 구태여 이리저리 비트는 것도 성미에 맞지 않았다.
각 단계에서 3가지 중요 포인트를 가려내기가 무척 고심하게 된 부분이었지만, 가급적 단순하게 맥을 짚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태여 우선순위를 붙여 정리해보았다.
이 지도를 놓고 어떻게 쓰임새를 만들지는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보면 이 것보다도 훌륭하게 가져다 쓸만한 생각의 틀거리(framework)는 많다. 생각을 단순화시키고, 당장 해야할 것들을 또렷하게 살펴볼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쓸데없는 곁가지 생각을 많이 만든다면 좋은 실천의 지침이라고 할 수 없다.
각 단계에 이루어지는 활동에 대해서는 찬찬히 풀어나갈 생각이다. 칭칭 매어 둔 생각의 타래를 하나 씩 풀어가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 때문이다. 언제든, 아무 것이라도 좋으니 누군가 생각을 보태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