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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기] 금지곡이라는 그 블랙코미디

예전에 “금지곡”이라는 훈장아닌 훈장을 단 노래들이 있었습니다. 시대적인 상황에 의해, 그 당시의 위정자들의 심사를 거슬러서, 아니면 그 누군가의 입맛에 맞지 않은 탓인지, 방송 같은 공적 채널을 통해서는 노래를 들을 수 없던 노래들이 있었죠.

지금은 전설의 명반으로 인정받는 들국화의 1집 앨범은 “그것만이 내 세상”을 포함해 전곡이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인권이 형님이 다소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노래를 해서 그럴까요? ^^ 금지곡이 된 사유는 이렇습니다.

“곡창법 수준미달 및 가사전달 미숙”

네, 그렇습니다. 음악이라는 기호에 대해서 공권력이 개입하여 그 “수준”을 평가하고 가-불가를 가름했다는 것이죠. 말하자면 다소 반항적이라는 게 그 누군가의 심사에 걸렸나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송창식의 ‘왜 불러’도 금지곡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노래가 쓰인 영화에서 주인공이 장발단속을 피해 거리를 내달리는데요, 그 때 이 노래가 절묘하게 쓰이고 있는데… 아마 그 청년의 반항기(?)가 또 그 누구신가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나봅니다.

한대수의 ‘물좀주소’의 경우는 그 절규하는 목소리에 대고 “창법저속”이라는 꼬리표를 붙였고, 자유에 대한 목마름을 호소한 가사에 대해 “가사부적합”이라는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김추자의 “거짓말이야”가 금지곡이 된 사유는 짐작이 가시겠죠? 안가신다고요?

잠시 동영상 보시고 사유를 맞춰보시죠.

김추자 – 거짓말이야 (1987)

네… 그렇습니다. “불신조장!” 거짓말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세상이었던게죠. @.@

그밖에도 김민기의 “아침이슬”, 이장희 “그건 너” 등이 금지곡 판정으로 전파를 타지 못했답니다. 금지곡의 목록과 그 사유를 보고있자면, 지난간 시간의 그 어이없는 블랙코미디가 단지 역사로만 남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만약 원더걸스의 “So Hot”이 금지곡이 되어 방송에서 볼 수 없다면 어떨까요? 아직도 학교에선 복장단속, 두발 단속이 ‘교권’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어떤 이유에서든 보호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 P.S : “아리랑”도 금지곡이었다는 거 아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