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마스터의 길닦기] 사이트 성공의 지표에 대하여 (1) 웹 마스터의 길닦기
2005/04/10 17:36 http://blog.naver.com/yimmj/100011832140 |
인스팟 기획실
임명재
지난 번엔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을 넋두리 처럼 주절주절 늘어놓다가 하고 픈 이야기들을 다 못하고 마쳤었다. 정말이지 하소연하고 픈 이야기들은 많다. 그렇긴 하더라도 별 해결점도 없는 푸념을 연이어 늘어놓는다는게 별로 탐탁치않은듯 싶어서, 이번에는 좀 쓸만한 이야기들을 해볼까 한다. 어렵기만 하고 뭐 하나 딱히 쓸만한 이야기는 안 한다는 불평도 있고 하니 말이다.
웹 사이트의 ‘성공’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마치 대단한 비결이라도 이야기해 줄 듯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해서는, 결국은 ‘마음 다잡고 열심히 해라’ 뭐 이런 말로 끝을 맺었었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스스로 세운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충족시킬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 그 외에 무슨 비결이 있을까만서도, 이번에는 조금 현실적이고 가깝게 와닿는 ‘성공의 지표’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하자.
1. 방문자(Visitor)
방문자는 말 그대로 특정 사이트를 찾아온 사용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니까 방문자 수라는 것은 마치 현실 세계에서 특정 상점이나 공간을 찾아온 사람들의 수를 셈하듯이, 사이버 공간 상에서 특정 영역 – 이걸 편의상 웹 사이트라고 부르자-을 찾아온 사람들을 헤아리는 것이다. 초기에 웹 사이트에는 카운터(counter)라는 것이 달려 있어서, 방문자들의 수를 일일이 셈하여 입구에 그 수를 걸어두었었다. 당연히 웹 사이트의 성공 여부는 이 방문자들의 수를 가지고 길가름이 되었고, 일일 방문자 수가 ‘***명이다’ 하는 식으로 선전이 되기도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진한 발상이었지만, 초창기에는 이나마도 상당한 기술력을 요하는 것으로 생각되었고, 개인 웹 사이트들마저도 카운터를 구현해보려고 열심히 소스를 뒤지고 다니던 매니아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순진한 허풍은 몇 몇 구루(Guru)들의 양심선언(?)으로 곧 유효성을 잃고 말았다. 방문자라는 개념은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망에서 유일한 식별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IP address일 것이다. 호스트와 호스트 간의 다중 접속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망에서 그나마 믿을만한 것은 203.249.***.*** 하는 식으로 이루어진 주소 정보인데, 최근의 IP 관리 현황을 보면 유무선으로 이루어진 수 많은 사설네트워크와 공유기 탓으로 IP 정보가 꼭 특정 호스트를 가리킨다고 보기도 어렵게 되어버린 셈이다. 거기다가 다중 사용자를 전제로 하는 실습실이라든가 PC방 등의 호스트들이 차지하는 숫자는 예전에 비해서 어마어마 하게 늘었다. 그러니 방문자라는 이름으로 셈하고 있는 숫자는 그야말로 참고사항에 불과한 숫자인 게 사실이다. 일 방문자 수가 몇 명이다 하는 정보는 단지 상대적으로 특정 웹 사이트를 들락거리는 사람들이 이 정도 규모구나 하는 정도를 짐작할 수 있는 눈대중 치수라고 생각하면 맞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숫자가 전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마치 우리가 ‘시청률’이나 ‘구독률’이라는 것을 어떻게 집계할까 생각해보면 의문에 빠져들듯이, 통계의 현혹에 빠지지 말고 다른 여러 가지 지표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이트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자는 것이다.
2. 페이지 뷰(Page View)
방문자라는 것이 특정 사용자의 개별성을 가늠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위에서 말한 참고적인 숫자의 의미에 충실하자는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페이지 뷰’라는 개념이다. 페이지 뷰는 마치 신문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지면의 수를 셈하듯이 특정 정보 영역을 하나의 단위로 하여 그 수를 헤아리는 셈법이다. 언뜻 보기에 따라서는 대단히 믿을만한 수치일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이 또한 사실상 참고적 지표에 불과한 것이다.
포털 사업자들 간에 순위경쟁을 벌이며 서로의 데이터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은 까닭도 바로 이 페이지 뷰의 산정 방식이 가진 모호성 때문인 것이다. 쉽게 생각해서 100페이지 짜리 국판 책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책자를 A4 판형으로 바꾼다면 페이지가 몇 페이지로 바뀔까? 또 같은 책자라 하더라도 그 안에 커다란 사진이나 그림, 도표들을 더 많이 넣는다면 페이지 수는 또 바뀔 것이다. 여기다가 광고라던가 간지, 삽화, 부록 등을 더 하고 빼느냐에 따라 책의 두께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것이다. 즉, 페이지 뷰를 산정하는 데 있어서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어떤 대상을 셈하느냐에 따라 그 총 숫자는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서로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자신들의 사이트가 경쟁사에 비해 페이지 뷰가 높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긴 하더라도 이 숫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인 건 확실하다. 아무리 이것저것 끼워넣고 셈하더라도 책의 양을 가늠하는 일정한 기준에 있어서는 ‘상식적인 선’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상용 로그분석기 또는 로그분석 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는 페이지 뷰의 수치는 웹 서버의 로그를 분석하여 의미없는 데이터를 걸러내고, 중복 되거나 신뢰성이 떨어지는 값을 걸러낸 수치를 통계화 한다. 그러므로 이 숫자도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대체적인 활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것이다.
3. 회원수(Member)
회원제는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달리 하고 특정 사용자들에게만 특정 영역을 개방하기 위한 용도로써 만들어진 개념이다. 다중사용자들이 컴퓨팅 자원을 공유하는 Unix와 같은 시스템 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권한’이라는 개념이 웹 사이트에서도 그대로 적용이 되어서, 일정한 자격을 획득한 사람들에게만 특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회원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회원제 기반 서비스 방식이 비즈니스와 결합하게 되면서 회원은 애초의 목적과는 다른 또 다른 의미를 가지도록 진화하게 된다.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것이 등장을 하면서부터, 사이트의 활동성과 투자이익률(ROI)을 객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단지 서로간의 필요에 의해 정보를 교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 망을 통해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얻으려는 사업자가 나타나게 됨에 따라, 사이트의 운영을 통해 일정한 결과를 객관화하여 경영활동의 지표로 삼으려는 욕구가 자연발생적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경영자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페이지 뷰나 방문자 수는 도저희 경영의 지표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통계였기 때문에, 그들은 새로운 ‘숫자’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들의 눈에는 몇 몇 사이트에서 채택하고 있던 회원제(membership)가 유력한 대안으로 생각될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회원으로 등록(register) 된 개개의 숫자들은 무차별적 다수가 뒤엉킨 방문자나 페이지 뷰 보다는 믿을만해 보였기 때문이다.
오늘 날 회원제는 나날이 발전하여 우리나라의 경우는 ‘실명인증제’가 당연시 여겨질 정도가 되었다. 개인정보보호라던가 정보 통제라는 이슈를 밑그림으로 하고 바라보면 거의 기절 초풍할 일이지만,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는 너무나 선선히 개인정보를 내주고 웹 사이트에 가입을 한다. 그 정보를 기초로 얻어낼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생각하면 절대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웹 사이트의 관리자들을 믿는 것이다. 그것도 100% 선량하고 정직한 관리자들만을 생각하면서…1)
어쨌든 덕분에 회원의 수는 상당히 믿을 만한 데이터가 된 것은 사실이다. 이젠 더 이상 ‘누가 누구(Who’s who?)’ 게임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들이 개발되고 있고, 여러 가지 암호화 기술, 보안 기술, 인증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인터넷은 점점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시스템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2) 그러므로 회원의 숫자를 기준으로 사이트의 성공을 가늠하는 것은 상당히 과학적인 지표가 된 것이다.
그러나, 회원의 수는 사이트의 활동성과 건강성을 보증해주지는 못한다. 은행에 휴면계좌라는 것이 잔뜩 있듯이, 모든 사이트들은 등록만 해놓고 거의 활동이 없는 휴면회원들이 매우 많이 존재한다. 관리자들은 이들의 처치를 놓고 고민을 한다. 상당량에 달하는 휴면회원의 정보는 관리하고 보존하는 데에 많은 자원을 소모하게 한다. 그러나 이들의 숫자는 사이트의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이기에 함부로 손을 대기도 어렵다. 게다가 ‘휴면’이라는 의미의 경계는 대단히 모호한 것이다. 언제고 사용자가 다시 방문하여 활동을 재개할지는 아무도 알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회원수라는 것은 웹 사이트의 특정 상황에서의 상태를 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뿐, 이 지표를 근거로 사이트가 발전할 것이라든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다거나 하는 것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몇 가지 지표에 대해 더 살펴보아야 한다. 아직 절반도 언급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글이 너무나 길어지고 있다. *.* 늘 이게 문제지만, 장담할 수도 없겠지만, 다음에 이어서 웹 사이트의 성공 지표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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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믿어주닌 고마울 따름이지만, 사실상 실명인증제를 통해 가입한 회원들의 정보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건 여간 신경쓰이고 부담스러운 일이지 않을 수가 없다.
2) 그렇지만 안심하지는 마시라… 실명인증과 같은 철통같은 방어선을 똟고도 신분이 조작되거나 오염된 정보들로 넘쳐나는 회원 데이터들이 생겨나게 된다. 데이터의 오염은 화분에 진드기가 끼는 것과 같다. 잠시만 방심하면 그토록 뿌듯하게 모아두었던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실상은 사용자들은 웹 사이트의 관리자들을 100% 신뢰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모든 사용자들을 선량한 태도로 바라볼 수가 없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