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유난히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위기”라고 부를만한 사건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었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는데, 그 저변에는 “소셜 미디어 혁명”이라고 불러야 할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한 몫을 단단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라는 미디어의 변화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구조가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라는 것을 선별하고, 거르고 정제하는 기능을 담당하던 “저널리즘”이 점차 지배적 힘을 잃어가고, 이전 시대에는 “깜도 안 되는” 동네 소식, 주변 이야기, 가십 같은 것들이 사람들의 입을 타고 직접 전파되어 나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정보의 흐름을 조절하던 지식 관리자- Gate Keeper -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모든 매체 수용자와 소비자들이 스스로 정보와 컨텐츠를 선별하고, 정리하고, 평가하는 세상이 되고 있는 중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위기관리론은 새롭게 정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변화의 방향을 “소셜(Social)”이라는 용어에 맞추어 읽어낼 것인지, “미디어(Media)”라는 패러다임에 맞추어 읽을 것인지는 각자의 몫입니다만, 기업과 기관, 브랜드의 입장에서 “위기”라고 말하는 사건들이, 사실은 우리가 익숙해 있던 권력관계의 이동(Power Shift)은 아닐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힘(Power)”이 우리를 지키고 보호해줄 든든한 지지가 될지, 우리를 사납게 물어뜯을 야수가 될지는 주의깊게 지켜봐야 하겠죠.
최근의 일련의 사건들의 의미와 그것을 대하는 관점에 대해 잘 정돈 된 리포트가 있어 공유합니다. The Lab h의 “그들은 과연 쿨하게 사과했을까?”는 사건의 발생 경과부터, 각 주체의 실재 대응에 대한 분석, 적절한 대응 방안에 대한 제시, 앞으로 기업과 기관이 취해야할 예방 조치와 준비 사항,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는 제안(Cool Communication)까지 일목요연하고 군더더기없이 정리된 통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slideshare id=21529343&doc=2013thelabhcoolcommstudyreport-130520094904-phpapp02&type=d]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 하나!
이슈는 관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문제제기의 대상에게는 위기일 수 있겠지만, 이슈를 제기하는 당사자의 관점에서는 관심과 동조를 끌어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겠죠. 커뮤니케이션이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타협적을 찾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이슈로 번지기 이전에 해당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소통체계와 상대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